탈모 치료에 있어 약물 선택은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피나스테리드(피나), 두타스테리드(두타), 그리고 미녹시딜입니다. 각각 작용 방식과 효과, 부작용, 복용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대표 탈모약을 중심으로 장단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보며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을 돕고자 합니다.
피나스테리드: 가장 널리 쓰이는 DHT 억제제
피나스테리드는 가장 오래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입니다. 주로 '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첫 탈모약입니다. 피나스테리드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남성호르몬의 활성을 억제해 모낭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는 작용을 합니다. 하루 한 번 1mg의 복용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임상적으로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했을 때 탈모 진행 억제와 일부 발모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M자 탈모보다는 정수리형 탈모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피나스테리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성기능 저하, 성욕 감퇴, 정액량 감소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작용은 일부 사용자에게만 나타나며,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회복됩니다. 또한 피나스테리드는 남성만 복용이 가능하며, 여성과 특히 임산부는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장기 복용이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시작해야 하며, 탈모가 진행 중인 초기 단계에서의 복용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대부분의 남성형 탈모 환자에게 1차 선택약으로 추천되고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두타스테리드: 강력한 DHT 차단 효과
두타스테리드는 피나스테리드보다 더 강력한 DHT 억제 효과를 가진 약물로, 본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보다트'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며, 탈모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피나스테리드가 5α-환원효소 중 타입 2만 억제하는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타입 1과 2를 모두 억제하기 때문에 더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두타스테리드는 하루 0.5mg 복용이 일반적이며, 피나스테리드보다 탈모 억제력은 높지만, 부작용의 위험도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나 호르몬 변화에 민감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혈중 반감기가 길어 복용을 중단해도 체내에서 약물이 오랫동안 잔류할 수 있습니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두타스테리드는 정수리형 탈모뿐 아니라 M자 탈모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나스테리드보다 머리가 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FDA는 아직 탈모 치료제로서의 두타스테리드를 공식 승인하지 않았고, 일부 국가에서는 보험 적용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중증 탈모 환자의 경우 두타스테리드로 전환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단,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녹시딜: 바르는 탈모약의 대명사
미녹시딜은 바르는 탈모 치료제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원래는 고혈압 치료제였으나, 부작용으로 체모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탈모 치료제로 개발되었고, 지금은 '로게인(Rogaine)', '카필러스' 등의 상품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미녹시딜은 혈관 확장 작용을 통해 두피 혈류를 증가시키고, 모낭에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모발의 성장을 유도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5% 용액 또는 폼 형태를 하루 2회 바르며, 여성은 2% 또는 5%를 1일 1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와 달리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 초기에 '초기 탈락기'라고 불리는 일시적인 탈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시기를 넘기면 모발 성장이 촉진됩니다. 미녹시딜은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유지되지 않으며, 사용을 중단하면 기존 효과가 사라지고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용자는 가려움, 두피 자극, 비듬 증가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드물게 얼굴이나 손에 털이 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복용약에 비해 부담이 적고 자가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다른 약물과 병행했을 때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탈모 치료약은 각각의 작용 방식과 특징이 뚜렷합니다. 피나스테리드는 가장 대중적인 선택이며, 두타스테리드는 더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녹시딜은 바르는 형태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찾는 것이며, 전문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선택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탈모 극복의 열쇠입니다.